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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과 역사

에드가 앨런 포의 소설 -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얻어 집필하다.

19세기 미국의 작가이자 시인, 편집자인 에드가 앨런 포(Edgar Allen Poe)는 미국 문학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그에 명성에 어울리게 에드가 앨런 포 라는 인물 자체도 현대 대중문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오늘날 그의 작품은 심리적 공포에 대한 세밀한 묘사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의 풍자, 공상과학, 문학 비평과 서정시도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심지어 19세기와 20세기 초 유럽에서는 에드가 앨런 포를 미국 출신으로는 최초로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작가로 평가하고 있으며, 영국 빅토리아시대의 저명한 시인인 알프레드 테니슨(Alfred Tennyson)은 그를 미국에서 가장 독창적인 천재라고 칭송했습니다.

 

에드가 앨런 포의 오싹한 이야기들은 출판이후 거의 두세기가 흘렀지만 영향력은 여전합니다.

그의 이야기는 마치 실제 같아서 세대를 거듭해도 계속해서 회자되고 있습니다.

 

많은 독자들은 알지 못하지만 그는 상당수의 소설을 자신이 잡지의 편집자로 있을 때

수집한 수많은 스캔들과 희대의 살인사건에서 영감을 얻어 집필했다고 알려져있습니다.

 

오늘은 에드가 앨런 포의 소설 중 실화를 바탕으로 집필한 작품 5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1.베레니케(Berenice) 1835년

 

에드가 앨런 포가 집필한 첫 번째 공포 소설이기도 한 베레니케는 아내의 치아에 집착하여 아내의 무덤을 파헤쳐 치아를 찾는 남자의 이야기 입니다. 그 남자의 아내는 살아있었지만 우연한 실수로 매장되었는데, 남편이 치아를 뽑으려 하자 비명을 지릅니다.

하지만 남자는 치아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아내의 비명을 눈치채지 못한다는 설정입니다.

 

이 소설의 주제는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얻었을 수 도 있습니다.

실제로 1833년에 미국 볼티모어 지역에 시체의 틀니를 훔치는 무덤강도사건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2.어셔 가문의 몰락(The Fall of the House of Usher) 1839년

 

이 소설에는 광기에 사로잡힌 로데릭 어셔(Roderick Usher)라는 인물이 그의 쌍둥이 남매인 매들린 어셔(Madeline Usher)를 선조의 집 지하실에 산체로 가둡니다. 이 쌍둥이에 관한 이야기는 실제 인물을 바탕에 두었을 수도 있습니다.

 

배우였던 친어머니의 절친한 친구이자 같이 배우생황을 했던 루크 노블 어셔(Luke Noble Usher)는 제임스와 아그네스라는 이름의 쌍둥이 남매를 자녀로 두고 있었으며, 소설에서와 같이 이들 남매는 주변에서 정신이 이상하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합니다.

 

 

3.구덩이와 진자(The Pit and the Pendulum) 1842년

 

이 소설에서 이름없는 나래이터는 스페인 종교재판소가 행한 고문에서 간신히 살아남는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과거 13세기 교황 그레고리 9세 시절부터 설립되기 시작한 종교재판소는 유럽 전역으로 확대되었으며, 스페인에도 1478년 설립되었습니다.

 

에드가 앨런 포는 이 소설을 1842년에 집필했는데, 스페인 종교재판소는 불과 8년 전인 1834년까지도 존재했으며, 1820년에서 1825년 사이에 여러 출판사에서 발간한 기사를 통해 스페인 종교재판소의 잔인한 고문에 대한 증언이 전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토마스 딕(Thomas Dick)은 1825년 그의 저서 종교의 철학(The Philosophy of Religion)에서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술했습니다. 

 

“스페인 - 프랑스 전쟁 말기에 프랑스군이 톨레도를 점령한 후 프랑스군의 한 장교가 종교재판소를 방문했다. 그는 수많은 고문도구들, 특히 팔다리를 늘리기 위한 도구와 낙하욕탕이 수감자들의 공표를 극대화하고 서서히 죽음을 불러일으켰으며, 심지어 전투로 지친 병사들에게까지 마음의 고통을 안겨주었다.”

 

에드가는 여러 기사와 책을 통해 스페인종교재판소의 참상을 인지했으며, 그의 소설에 반영했을 것입니다.

 

 

4.직사각형의 상자(The Oblong Box)

 

주인공인 와이엇(wyatt)은 여동생, 예비 신부와 큰 직사각형 상자를 싣고 영국 찰스턴에서 미국 뉴욕으로 떠나는 여객선에 오릅니다.

여객선 안에서 그는 대학 동창을 만나고 그는 이 이상한 상자의 내용물을 궁금해해서 와이엇을 당황시킵니다. 여객선은 폭풍을 만나 침몰하고 와이엇은 구명보트의 안전을 위해 상자를 버리지 않고 물 속으로 옮깁니다. 와이엇의 친구는 나중에야 예비신부는 그의 시종이며, 와이엇의 아내는 여행 전에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와이엇은 아내의 시체를 부패방지용 소금이 든 상자로 옮기고 있었는데 이는 배의 선원들이 미신적으로 선상에 시체를 두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에드가 앨런 포는 이 이야기를 소설 출판 3년전에 발생한 존 C. 콜트(John C. Colt) 사건에서 차용했을 것입니다. 존 콜트는 인쇄공인 새뮤얼 아담스(Samuel Adams)를 지불되지 않은 청구서를 이용해 살해하고 시체를 소금 상자에 넣어 뉴 올리언스로 가는 배에 실었습니다. 새뮤얼의 친구들이 경찰에 신고한 후 배에서 시체 상자를 발견했는데, 선원들은 시체가 부패하는 냄새를 쥐 퇴치제 냄새로 착각하여 수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5.정치꾼(Politian) 1835년

 

이 작품은 에드가가 유일하게 집필한 희곡입니다.

비록 에드가는 이 대본의 집필을 완료하지는 못했지만 그가 창작한 질투로 가득찬 한 여자가 한 남자를 살인을 저지르도록 설득하는 내용은 완성된 대본에 포함되었습니다.

 

이 희곡은 ‘켄터키의 비극’이라고 불리는 한 사건에 기반하여 집필되었습니다.

솔로몬 P. 샤프(Solomon P. Sharp)라는 한 정치인이 안나 쿡(Anna Cook)이라는 한 소녀를 유혹하여 아이를 낳게 하지만 솔로몬은 그녀와의 결혼을 거부했습니다.  그녀는 복수를 다짐했고 그녀의 또다른 연인인 제러본 O. 보챔프(Jereboam O. Beauchamp)를 설득하여 솔로몬에게 결투를 신청합니다. 솔로몬이 결투를 거절하자 두 사람은 한밤중에 솔로몬의 집에 들어가 그를 살해합니다.

이 사건은 미국 전역에 보도되었고 에드가는 이 사건을 참고하여 집필하였을 것입니다.

 

 

위에서 소개한 작품 외에도 에드가 앨런 포는 자신의 여러 작품을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얻어 집필했습니다.

이는 그가 작가이자 문학평론가로 활동하면서 여러 잡지, 신문 등에 비교적 손쉽게 접근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의 감각적인 표현과 특유의 시니컬한 문체가 없었다면 아무리 실제 사건에 바탕을 두었더라도 그의 작품들은

빛을 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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