캥거루 루트는 호주(주로 시드니, 멜버른 등 동부 대도시)와 서부 유럼(주로 영국 런단)을 잇는 항공노선을 뜻합니다.
과거 영국이 호주를 지배했으며, 오늘날에도 호주가 영연방에서 큰 역할을 하는 만큼 두 나라간의 교류는
20세기 초부터 활발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공산업 태동기부터 두 나라를 잇는 항로가 개발되었으며, 지금까지도 전 세계 항공산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항로 입니다.
초창기(Beginning)
1935년 호주의 콴타스 항공(Qantas)이 De Havilland 86이라는 기체를 이용해서 싱가포르까지 가는 항공편의 운항을 시작했습니다. 영국의 제국항공(Imperial Airways)은 영국에서 출발해서 여러 기착지를 거쳐 싱가포르까지 운항하는 항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두 항공사는 싱가포르에서 여객 연결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호주(브리즈번) – 영국(런던)간 첫 여객운항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첫 운항시 운항거리는 무려 20,526km였으며, 운임은 편도 기준 £195로 책정되었습니다.
이는 현재가치 기준으로 $19,100 정도 되는 금액으로 엄청나게 비싼 셈이죠.
서비스 시작 1주일 후 마침내 모든 구간을 예약한 승객 2명이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호주 브리즈번에서 출발해서 파리를 거쳐 런던까지 여행했으며, 이 여행은 무려 12일이 소요되었습니다.
그래도 운항에 40일 이상이 소요되던 선박에 비하면 시간을 엄청나게 단축시켜준 셈입니다.
2차 대전 이후(Post World War II)
2차대전이 종료한 2년 후 콴타스 항공이 처음으로 호주 – 런던 구간에 Through Flight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Through Flight – 중간기착지에서 비행기를 변경하지 않고 동일 비행기를 이용해서 승객을 운송하는 서비스 방식
콴타스 항공 소속의 록히드 컨스틸레이션(Constellation) 여객기가 29명의 승객과 11명의 승무원을 태우고
1947년 12월 1일 시드니 공항을 출발하면서 역사적인 캥거루 루트 운항을 시작했습니다.
초창기에는 항속거리가 짧은 문제로 인해 ‘시드니 – 다윈 – 싱가포르 – 캘커타 – 카라치 – 카이로 – 트리폴리 – 런던’
루트로 운항했으며,당시 운임은 왕복 £585로 당시 영국내 근로자의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2년 6개월을 한 푼도 쓰지않고 모아야만 이 왕복 티켓을 살 수 있었습니다.
현재가치로 따져도 약 $40,000 정도로 비쌌기 때문에 재벌 사업가나 정부의 고위 임원들만 이용할 수 있었고,
이들의 편의를 위해 싱가포르와 카이로에서는 고급 호텔에 숙박 후 계속 비행을 했다고 합니다.
이후 수요가 계속 증가하여 1958년에는 주 1회 운항하던 KLM의 암스테르담 – 시드니 노선까지 포함하여
주 10회가 운항되기에 이릅니다.
항속거리의 문제로 7-8개 도시에 기착하기는 했지만, 항공기의 속도가 증가하면서 운항 시간도 줄어들어
1960년에는 시드니 – 런던 구간을 34시간만에 주파하게 됩니다.
제트기 시대(Jet Era)
1958년 10월 26일, 지금은 사라진 팬 아메리카항공 소속의 B707-120이 뉴욕 JFK공항을 출발하여 파리 오를리 공항에
착륙함으로써 세계는 드디어 제트기 시대로 진입하게 됩니다.
터보프롭기에 비해 월등히 빠른 속력과 항속거리를 가진 제트기로 인해 캥거루 루트에도 변화가 일어납니다.
새로운 제트기가 도입될 때 마다 중간기착지 수가 줄어들고 운항시간도 단축되게 된 것이지요.
그리고 1971년, 보잉사의 B747 시리즈가 도입되면서 기착지는 2개(싱가포르, 바레인)으로 줄어들게 되고,
1974년 콴타스 항공은 퍼스(Perth) – 싱가포르 – 런던 구간을 운행하면서 드디어 1개 기착지만으로 운항하게 됩니다.
무기착 비행(Non-stop Flight)
1989년 콴타스 항공은 보잉B747-400을 이용해서 시드니 – 런던간 무기착(Non-Stop) 비행에 성공합니다.
이는 승객과 화물을 싣지 않은 순수 테스트비행으로 캥거루 루트에 대한 무기착 상업비행은
오늘날까지 실현하지 못했습니다.
2018년 3월, 콴타스항공이 보잉사의 B787을 이용해서 퍼스 – 런던 간의 첫 무기착 상업 비행을 시작합니다.
국내선을 이용해 시드니, 멜버른 등 호주 동부의 대도시에서 수송한 다음 퍼스에서 런던까지 무기착 비행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호주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시드니 or 멜버른 – 런던간의 진정한 무기착비행은
실현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프로젝트 선라이즈(Project Sunrise)
2017년, 콴타스 항공은 호주 동부의 도시(시드니, 멜버른, 브리즈번)와 런던, 파리, 그리고 뉴욕을
무기착(Non-Stop)으로 운항하기 위한 프로젝트 선라이즈(Project Sunrise)를 발표합니다.
서비스 시작 목표는 2022년이며, 이를 위해 보잉사와 에어버스에 초장거리를 운항할 수 있는 항공기 개발을 요청했습니다. 이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1788년, 영국 죄수에 의한 호주 이민이 시작된 이래 250여년만에 두 나라를 잇는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트리비아(Trivia)
서던 크로스 루트(Southern Cross Route)
호주의 대표 항공사인 콴타스는 호주 – 유럽간 항로 개척에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캥거루 루트가 호주를 기준으로 서쪽으로 운항하여 유럽에 닿았다면, 서던 크로스 루트는 호주를 출발해 태평양을 가로질러 미국을 거쳐 유럽(주로 런던)에 도착하는 항로입니다.
1960년대에 운항을 했으나 캥거루 루트에 비해 수요가 부족해 1975년에 단항하게 됩니다.
또 다른 항로로는 호주 – 남태평양(타히티) – 멕시코 – 캐리비안 국가 – 런던을 잇는 피에스타 루트도 콴타스 항공에서 운영을 했습니다. 이 항로 역시 수요부족으로 서던 크로스 루트와 함께 70년대에 단항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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